연출가이자 문화운동가 박인배(1953~2017)는 1972년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에 입학하고 진보적인 연극 활동에 참여하면서 대학 시절에는 학생회 간부로 민주화운동을 시작하였다. 1975년 긴급조치 위반 등으로 세 차례 감옥생활을 겪었으며, 구로공단 등 노동 현장에서 노동자들과 연극을 하며 민중문화운동을 펼쳤다. 이런 활동은 80년대 초반에 꾸준히 계속되었다. 1984년 민중문화운동협의회를 조직하였고 본격적으로 노동자 대상의 문예 활동을 벌이면서 87년 말에는 극단 현장을 창단했다. 이후 1989년에는 서울노동자문화운동협의회를 창립해 현장 친화적이고 노동자들에게 어필하는 작품을 내놓았다.
한편 1990년대 말부터는 서울 단오축제, 2000년대에는 과천마당극제 예술감독, 안성 바우덕이 풍물패와 바우덕이 축제 예술감독 등으로 판을 넓히며 축제 연출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도 했다. 대표 작품으로는 <횃불>(1988), <노동의 새벽>(1988), <노래판굿 꽃다지>(1989) 등이 있다.
본 컬렉션은 연출가 박인배가 1987년~2017년 생산, 수집한 기록물을 고인(故人)의 부인인 이영미(문화평론가, 연극평론가)가 2018년에 기증한 기록물로 구성된다. 기록물의 내용은 1987년 말부터 활동한 극단 현장의 공연 관련 기록물과 1990년부터 2000년대까지 활동했던 민중문화운동협의회, 한국민족극운동협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등의 회의 자료가 포함된다. 본 컬렉션은 노동극의 창작 주체이자 관람자, 그리고 공연 기획자로서의 박인배가 소장하고 있던 기록물로 민중연극 부흥기부터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그의 노력과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